정원 감축의 기준
: 최근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은 대학들마다 학내 여론을 의식하고 학문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과 구조조정보다는 정원 감축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부의 수정된 대학구조조정 정책 역시 정원감축 유도 방안으로 가고 있다. 다시 말해 “학과 죽이기”보다는 “학과 규모 줄이기”쪽으로 대학 구조조정 방향이 선회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원감축시 대학이 고려해야 할 판단 기준은 무엇이고 그 영향이 무엇일지 살펴보기로 하자.
A. 대학 학부 정원감축
: 대학의 학부 과정의 주요 목적인 교육이다. 양질의 교육을 교수가 제공을 하여 학부 졸업생들이 원하는 교육 수요를 충족하여야 하며 이후에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대학 사회에서 학부 과정의 주요 목적이다. 이런 점에서 대학 학부 정원 감축은 철저히 교육 수요자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교육 수요자인 학부 대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과를 선별하여 정원 감축을 해야 하고 그 부담은 교육 서비스 공급자인 교수들이 부담을 하여야 한다. 교수들의 고액연봉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부터 나오고 학생들의 등록금만큼의 교육 가치를 주지 못하는 교수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취업 알선, 산업계와의 네트워크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교육의 가장 기본인 양질의 수업제공, 학생 멘토링, 진로 지도 등의 기본적인 교육 공급자로서의 역할은 교수들이 해야 할 기본 사항이다.
B. 대학원의 정원 감축
: 대학원 과정의 주요 목적은 연구이다. 최고의 브레인인 교수와 학문의 연구에 관심이 있는 대학원생이 팀을 이루어 해당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 대학원이기 때문이다. 교수는 본인의 연구 실적과 학교의 지원 그리고 양질의 대학원 인력들을 활용하여 해당 분야의 연구 성과를 창출해야 하고 그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리고 산학협력을 통해 사회에 해당 학문의 적용을 모색해야 한다. 요즘은 순수 학문 연구 보다는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는 반드시 미래에 우리나라 대학원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마치 컨설팅 회사나 독립 연구 기관처럼 해당 분야에서 발주되는 연구 과제를 수주하고 수주된 프로젝트의 펀딩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대학원생들의 학비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연구의 결과를 다시 가공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제일 이상적인 대학원의 모습이다. 연구의 결과를 다시 가공하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연구 결과물에 대한 특허나 지적재산권을 통해 대학의 수익과 명성을 높이고 해당 결과물을 다시 산업계에 재판매하여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산학연 중심의 대학원의 연구 기능에 대해 문사철이나 예술분야의 학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해당 분야에서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과제나 프로젝트성 업무들이 많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과제 중에 문학, 역사 등 인문학과 관련된 과제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며 디자인, 브랜드 홍보화 사업 등은 예술계에서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과제들이다. 문제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러한 프로젝트성 업무에 참여하느냐에 있다.
C. 재정적 영향
: 대학 정원감축은 등록금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는 대학은 정원감축으로 인한 재정적인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부족한 재정으로 인해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렵게 된다.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통상 25% 가량의 학과만이 흑자 운영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학과의 재정 규모는 영세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학 학문단위 Governance 구조상 단과 대학별, 계열별로 재정 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과의 재정 적자가 대학 전체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감축과 학과 감축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이며 학문적으로 재정적으로 대학 전체에 부담을 주는 학과는 과감하게 정리를 해야 하고 이를 경쟁력이 있는 학과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