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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trategy

갤노트 5와 삼성의 스마트폰 전략에 대한 단상

어김없이 매년 9월, 3월이면 IFA와 MWC와 같은 대규모 가전 및 모바일 제품 행사에 맞춰 주요 스마트폰 언팩 행사가 개최된다.


이번에는 9월보다 빠른 8월에 갤럭시 신제품 런칭 행사가 시작된다.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이쯤되면 갤럭시 몇까지 나올 것이며 언제까지 이런 런칭행사를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도 않는 신제품으로 크게 런칭 행사를 하고 언론에 기사를 뿌리고 거래선들 관리를 하며 물건을 구매하라고 호소하고...(전문용어로 Sell-out)


스마트폰 시장이 개척된지 5년이 넘었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되었고 주요 제품간 기술격차가 좁혀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High-end에서 중저가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 중저가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 샤오미, 화웨이, HTC 제품들이 무섭게 공략하고 있다.

그 품질차이도 이제는 미미해져서 해외에서 화웨이나 샤오미 제품을 사용을 해보면 기존 High-end 브랜드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은 절반수준이니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시장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아직도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시장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과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07년 일반 핸드폰 시장에서 겪었던 위기를 반복하게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삼성전자의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전 Value Chain상에 걸쳐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도록 하겠다.


1. 고객을 읽지 못하는 눈

: 삼성은 아직까지 '갤럭시 3 대박' 신화에 사로잡혀있고 이 때 이후로 내부적인 역량이 성장하지 못했다. 그 결과, 신제품은 아래와 같은 스펙 키우기 논리로 개발이 되었고 "뛰어난 화면", "더 큰 화면", "더 높은 화소 카메라", "더 큰 배터리 용량", "더 빠른 AP칩" 등 스펙을 높여 경쟁제품인 애플보다 더 뛰어난 하드웨어를 만들면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그릇된 신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Who cares?"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지도 못하는 스펙 싸움을 하는 동안 경쟁사들은 심플한 UI/UX 개발을 하고 디자인을 깔끔하게 했으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에 신경을 썼다. 

이러한 Silver bullet없는 스펙싸움은 제조원가만 높였고 이는 가격 경쟁력 및 수익성 악화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왔던 것이었고...




영화 "What women want"에 나오는 멜깁슨처럼 아직도 삼성은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모른채, "Galaxy S" 브랜드만 붙여서 제품을 판매하면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이 강조하는 브랜드 프리미엄 때문에...


2. 사용자 경험을 간과한 제품 개발

더 재미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였더라도 

이것을 제품에 반영해서 사용자 경험을 만족시키는 고상한 Needs-based product development를 못한다.


이렇게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면 감이 안 올 것 같으니 Device간에 사진 공유를 쉽게 하는 기능을 예로 들겠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Device간에 파일 공유를 쉽게하기 위해 AllShare를 개발하고 엄청난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삼성링크, SmartDevice, NFC등 유사한 기능의 다양한 파일 공유 채널을 난잡하게 만든다. 그리고 개별 기능들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사용하게 만든다.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리고 엄청나게 에러가 일어난다. 

에러가 난 다음 이후에 파일 전송하려면 더 짜증난다.


반면 애플의 AirDrop기능을 보자. AirDrop버튼을 클릭하면 자동을 블루투스가 켜지고 앨범에 가서 AirDrop을 클릭하고 Share하고 싶은 사람에게 전송하면 된다. 블루투스를 활용한 카톡 느낌?


삼성전자도 자체적으로 엄청난 연구개발을 통해서 이 기능을 개발하였지만 개발의 기술적 탁월함은 좋을지 몰라도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낙제점이다. 유저들이 실제 터치를 몇 번해야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지 한번이라도 고려했더라면 이러한 모바일 UI/UX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 NFC>


<아이폰 AirDrop>


위의 1,2를 연애에 비유하자면 삼성전자는 연애 상대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고 있으며 

그 연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언어와 이벤트로 감동을 못주는 쑥맥이다.

그저 "내 아를 나아도"라고 외칠 뿐...


3. Top-Down식 매출목표 설정 및 성과평가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병폐는 Top-Down삭의 매출 목표 설정이다.

시장 상황과 경쟁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목표를 잡는다. 작년보다 무조건 두자리 수 % 이상의 목표를 잡아야 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면 '의지가 없다'느니 '패기가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승진에서 물러나기 쉽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판매목표치를 지르고(?)만다. 아쉽게도 이 목표치는 조정되지 않고 Sell-out (삼성전자에서 거래선)으로 팔리는 물량이 된다. Sell-out을 소화시키기 위해 거래선에게 더 많은 마진을 챙겨줘야하고 프로모션도 많이 걸어줘야 하는 등, 고객에게 팔기 위한 거래선 투자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Sell-out을 촉진시키기 위한 거래선 투자가 들어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러면 거래선은 소화불량 환자처럼 꾸역꾸역 그 물량은 먹는다. 그리고 실제 소비자들에게 팔지 못해 소화불량 증상이 일어난다. 일부 제품은 알수도 없는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또 다시 다른 거래선으로 재판매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어느 루트로 흘러가는지 파악도 못하고 소비자 판매가는 엉망이 된다. 그러다가 가끔 사고가 터진다. 영업사원들은 무리한 판매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가매출로 밀어내기를 하거나 거의 떨이수준으로 거래선에 물건을 넘기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도한 재고는 신제품 출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공공연하게 S4는 S5, S6 흥행 참패의 주범이라고 알려져있다. 그 이유는 S4가 런칭될 때 과다하게 매출목표를 잡았고 생산도 그만큼 무리하게 되었다. 이 물량이 소화가 안된 상황에서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다 보니 대항마로 S5를 런칭하게 되고 S5를 거래선에 팔자니 S4물량 때문에 제대로 거래선에 물건을 판매할 수 없게 되었다. S4 재고 떨이, 보상판매등으로 겨우 물량을 밀어내도 S5은 안팔린다. 그리고 몇개월 후에 S6가 나온다. S4부터 시작된 소화 불량 현상 때문에 판매루트가 막혔는데 또 S6, 엣지로 밀어내기를 한다. 이러면서 기존 제품들 가격 관리가 망가지기 시작하고 고객들은 신제품에 관심은 갖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과거의 신화적인 매출 환상에 사로잡혀서 시장을 얕보는 태도는 경영자가 지양해야 하는 태도이다.

겸허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시장 상황에 적합한 판매 목표 생산 목표 설정하고 이에 따른 스케줄링을 함으로써 생산-판매 연계를 하고 이를 전 Value Chain stream에 lean하게 가져가는 고민을 삼성은 진작 2013년부터 했었어야 했다.


이 시기에 삼성전자는 과대한 매출 설정에 사로 잡혔고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는 준비 시간을 놓쳐버렸다. 

  

4. 조직 비대화에 따른 Silo화, 정치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감소, 업무의 중복

삼성전자의 임원들이 하는 업무를 밖에서 보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내용을 보면 일반 중소기업의 과장들이 해야 하는 업무 내용들이다. 실무에 대해서 임원들이 고민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 고민의 level이 너무나 낮다. 삼성전자가 성장을 하면서 비즈니스 Value chain의 범위나 depth가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 속에 다양한 기능들이 add될 뿐이지...


과거 삼성전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전문가라고 모셔왔고 다양한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정작 기대만큼 Performance를 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들이라고 일류 기업에서 왜 자신의 Performance를 내고 싶지 않았을까? 


삼성전자는 그들을 수용할만큼 문화적으로 조직적으로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조직의 정치는 여전히 존재하여 이들 전문가들은 정치 싸움의 희생양이 되었고 정작 본인이 해야 하는 업무는 수많은 결재를 거치고 예산을 따와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 과정 가운데 비대한 조직의 회의를 느끼고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생기고 나머지 사람은 비대한 조직이 주는 자유함을 누리며 최소한의 정치적 play를 하면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조직은 100명이 뛰는 축구팀 같다. 그 조그마한 운동장에 100명의 선수를 배치하고서 골을 넣지 못한다고 몸값 비싼 호날두, 루니, 벤제마, 수아레즈, 메시와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를 추가로 데려다 놓은 꼴이다. 크게 실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공격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은 가만히 서서 멍때리고 있다가 자기한테 공이 오면 생각없이 뻥한번 차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은채 점점 뚱뚱해지면서 축구경기를 하고 있고 서로 영역싸움만 하고 있다. 


과감하게 조직이 해야할 역할을 정의하고 조직을 슬림화하여 빠른 의사결정이 일어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느 ㄴ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과거 5년간의 달콤했던 승리에 도취되어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하는지 감을 잃어버렸다.


제언

삼성전자는 전형적인 제조업 Base회사이다. 즉 공장만 잘 돌아가고 시장 수요가 있으면 크게 망하지 않는 회사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경제 전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다. 더 이상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 수출하는 식의 사업 모델로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철강, 자동차, 화학, 조선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전자산업은 Golden time이 1년 남았다. 이 시기에 얼마나 사업모델을 선회할지는 미지수이다. IoT, B2B, 의료기기 등 다양한 신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신사업을 대하는 마인드 셋은 제조업 마인드이다. 어떤 시장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어 어떤 고객을 공략할지 그 고민일 뿐이다. 


이 마인드 셋을 접고 정말 새롭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어떠한 게임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내 해결 방안이 애매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도 어떠한 게임을 할지 고민하지 못하는 사고력 부족의 반증일 뿐이다. 전자산업계를 벗어나 사람들의 life 스타일에 어떠한 impact를 줄지 고민을 하고 생각이 아는 즉슨 몇개를 실험해보자. 실패해도 좋다 그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