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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한국에서 HMR (Home meal replacement, 즉석식품)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영국에서 살았을 때의 경험이다.


영국 엄마들은 참 편하게 요리하는 사람들이다. 거의 모든 음식들을 직접 조리하지 않고 TESCO나 ASDA의 냉동고에 있는 Frozen food(냉동식품)을 오븐에 넣고 구워서 식탁에 내놓는다. 처음에는 엄마들이 손수 만든 따뜻한 음식을 아이들에게 주지 못하는 모습이 이상했지만 이것이 문화이고 생활방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1인당 연간 HMR 소비액은 약 $53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 


반면에 한국은 1인당 연간 HMR소비액은 $15.8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식품업계 종사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1~2인가구가 증가하고 맞벌이가 보편화되면서 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그 폭발적이지 않다. 지난 5년간 연평균 28%로 높은 편이긴 하지만 1인~2인 가구의 성장세에 비해 HMR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다.



왜 그럴까?


아직도 한국 엄마들은 일일이 손수 조리해서 음식을 하기 때문에 그럴까? 아니면 아직 냉동식품이 Junk food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있어서? 


아니올시다. 


그 답은 바로 요녀석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배달 어플이 아니라 음식 배달 문화이다.


현재 인터넷이나 어플을 통해서 배달을 시키는 시장이 1조 정도 된다고 한다.

4500만 인구가 1년에 1조원어치를 배달 시켜서 먹는다. 이것을 1인당으로 환산하면 1인당 1년에 22,200원 정도를 시켜먹는 셈이다.

위에 대한민국 HMR시장 규모가 1인당 $15.8 밖에 안되는 것은 바로 1인당 $20 정도가 음식배달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비근한 예로 일요일 점심에 TV를 보면 나뒹굴고 있는 김대리를 생각해보자.


김대리가 일요일 점심 먹방 재방송 프로그램을 보다가 부대찌개가 확 땡겼다. 마음으로는 셰프처럼 맛난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은 귀찮음과 자신없음으로 그 호기는 사라진다. 그 대안으로 배달앱을 켠다. 그리고 부대찌개를 입력을 해본다. 


이렇게 많은 부대찌개집이 우리집 근처에 있었다니 감탄을 하며 주문을 한다. 음식은 20분 만에 잘 포장된 용기에 배달이 된다. 20분이면 내가 재료를 준비할 시간일텐데...역시 배달의 힘이다!


HMR 시장의 Player인 대형할인점, 오뚜기 농심같은 식품업체 등을 어떻게 해야 이 시장을 공략해서 즉석식품 시장을 키워야 하는지 무지하게 골치아플 것이다.